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60. 심근영상과 암영상에 사용되는 C-11-초산


생체내 에너지를 생산하는 대사과정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포도당이 분해되는 해당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대사 중 생화학 교과서의 제일 앞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양전자 방출 방사성의약품 중 가장 중요하고 널리 사용되는 FDG는 포도당과 화학구조가 유사하여 해당작용이 활발한 세포에 섭취가 되는 것이다.

교과서에 그 다음에 나오는 대사과정은 TCA 회로이다. 해당작용에서 포도당이 분해되면 약간의 ATP를 생산하고 유산이나 피루브산을 합성하는데 이는 아세틸-CoA가 된 다음 TCA 회로를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가 되면서 환원형 탈탄산조효소인 NADH FADH2를 생산한다.  환원형 탈탄산조효소는 전자전달계에서 산화가 되면서 ATP를 생산한다. 해당작용은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세포질에서 일어나지만, TCA 회로는 산소를 사용하여 ATP를 합성하는 대사과정에 필수적인 과정으로서 미토콘드리아내에서 일어나게 된다.

심근영상을 할 수 있는 양전자방출 방사성의약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당의 해당작용의 활성을 보는 FDG이다. 특히 허혈성 심근에는 산소가 모자라 TCA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해당작용에 의하여 ATP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허혈성 심근에는 혈류는 줄어들지만 FDG의 섭취는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FDG로 심근 영상을 얻는 데는 단점도 있다. 심근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도 사용하지만 지방산도 사용을 할 수 있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으면 심근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혈중 포도당 농도가 낮으면 심근은 포도당을 사용하지 않고 지방산을 사용한다. 왜냐하면 심근에서 포도당을 사용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더 낮아지므로 두뇌에서 사용할 포도당 농도가 낮아져서 혼수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중 포도당 농도가 낮을 때는 FDG로는 전혀 영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FDG로 심근 영상을 할 경우 포도당을 환자에게 먹게 하여 혈중 포도당 농도를 높인 다음에 하여야 한다.

심근이 포도당을 사용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은 인슐린이 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도 FDG로는 심근 영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과에서는 FDG로 심근 영상이 나타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 포도당과 인슐린을 연속으로 주입하면서 FDG를 투여하여 심근영상을 얻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 당뇨병 환자에 인슐린만 투여하면 저혈당이 될 수가 있으므로 혈당량을 계속 측정하면서 적당한 양의 포도당을 계속 주사하여 인슐린 농도를 유지한 것이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낮아서 심근에서 해당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TCA 회로의 활성을 이용한 영상을 얻는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하여 탄소-11 표지 초산을 사용하면 된다. 이는 세포내에서 아세틸-CoA로 된 다음에 TCA 회로에 의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 산화가 되면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심근은 항상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해당작용이나 TCA 회로 둘 중 하나는 작동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용을 하지 않는 심근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든 C-11-초산으로
필자의 PET 영상을 얻었다.
C-11-초산을 만들 때 약간 부주의
하여 손가락 끝에 방사성 동위원소가
오염이 된 것을 볼 수가 있다.
TCA 회로 영상에 사용되는 C-11-초산을 최근에는 암 영상에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FDG로 영상이 잘 되지 않는 간암이나 전립선암의 영상에 좋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C-11-초산이 암세포에 섭취되는 기전은 TCA 회로의 연료로서 보다는 지방산 합성의 원료로서 섭취되는 것이다. C-11-초산은 C-11-아세틸-CoA로 된 다음 지방산 합성에 사용이 된다. 지방산은 세포막의 원료가 되는데 암세포는 증식을 활발히 하므로 세포막의 합성도 활발하기 때문에 결국 C-11-초산의 섭취도 높게 되는 것이다.

C-11-초산은 탄소-11 표지 방사성의약품 중 만들기가 쉬운 편에 속한다. 에테르나 테트라하이드로퓨란과 같은 유기용매에 녹아 있는 그리냐드시약이라고 불리는 CH3MgBr에 사이로트론에서 생산한 C-11-이산화탄소를 통과시키면 만들어진다. 남아 있는 유기 용매를 증발시키고 물에다가 녹인 다음 증류를 하여 증발되는 C-11-초산을 생리식염수에 받으면 끝난다.

최근에는 그리냐드 시약을 루프에 코팅한 다음에 여기에 C-11-이산화탄소를 통과시킴으로써 유기용매를 더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원래 그리냐드 시약의 반응은 반응이 금방 일어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일어나서 주의를 해야 하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사성의약품을 만들 때는 양이 극미량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2005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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