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9일 금요일

51. 탄소-11 표지 방사성의약품 합성의 기본이 되는 C-11-메틸요드


탄소는 모든 유기물의 구성원소가 되므로 양전자 방출핵종인 탄소-11은 유기물의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고 표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원소이다. 또한 대부분의 의약품은 유기물이므로 이론적으로 가장 많은 종류의 방사성의약품 표지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감기가 20분이므로 반감기가 110분인 F-18에 비하여 너무 짧아서 사용이 불편하고, 또한 F-18 FDG와 같은 매우 뛰어난 방사성의약품이 있어서 C-11의 중요성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새로 사이클로트론을 설치하는 연구소에서도 F-18 표지를 먼저 고려하고, 그 다음에 C-11 표지에 대하여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C-11-메틸요드는 각종 화합물에 쉽게 결합을 할 수가 있어 수많은 방사성의약품의 원료가 될 수 있다. C-11-메틸요드를 이용하여 합성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은 △C-11-메티오닌 △C-11-라클로프라이드 △C-11-NMSP △C-11-플루마제닐 △C-11-데프레닐, C-11-CFT △C-11-QNB △C-11-SCH23390 △C-11-카펜타닐 등 수없이 많다. 따라서 사이클로트론연구소에서 탄소-11 표지를 한 방사성의약품을 합성하려고 할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C-11-메틸요드 합성장치를 구비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C-11-메틸요드를 합성하는 방법은 '습식법'으로서 다음과 같다. 질소-14를 타깃챔버에 넣고 양성자를 조사하여 나오는 탄소-11은 극미량의 불순물 형태로 존재하는 산소와 결합하여 C-11-이산화탄소가 된다. 이를 강력한 환원제인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 용액에 통과시키면 C-11-메탄올이 되고, 여기에 요드화수소를 넣고 가열하면 C-11-메틸요드가 된다. 이 때 사용하는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 용액을 취급할 때 공기와 접촉하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재빨리 흡수하여 안정동위원소인 탄소-12가 섞여 들어가서 최종 합성되는 방사성의약품의 비방사능을 떨어뜨린다. 비방사능이 높은 방사성의약품의 비방사능을 낮추는 것은 간단하지만, 비방사능이 낮은 방사성의약품의 비방사능을 높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급적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가 공기와 접하지 않도록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요드화수소는 부식성이 강한 휘발성 액체이므로 주변의 금속 물체를 부식시켜 지저분하게 만들고, 합성장치의 수명을 떨어뜨린다. 작동시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 용액을 주변에 떨어뜨려도 지저분하게 된다.

이러한 습식법의 각종 단점을 개선한 방법이 '건식법'으로서 다음과 같다. C-11-이산화탄소를 액체질소로 냉각한 관으로 통과시켜 응축되게 하여 농축을 시킨 다음 온도를 높여 기화를 시키고, 수소와 촉매를 사용하여 C-11-메탄으로 만든 다음 750도 정도로 가열한 석영유리관에 요드 증기와 함께 통과시켜서 C-11-메틸요드를 합성한다.

그런데 한번 통과시켜서는 효율이 낮기 때문에 펌프를 사용하여 계속 순환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순환을 계속하면 충분한 양의 C-11-메틸요드를 만들 수가 있다.

이 방법은 고온의 기체를 순화시켜야 하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오염될 염려가 훨씬 적어 습식법보다 훨씬 높은 비방사능의 방사성의약품을 합성할 수가 있고, 또한 부식성이 강한 요드화수소를 사용하지 않아서 주변을 훨씬 청결하게 유지하기가 쉬우며, 작동시 손이 덜 간다는 장점이 있어서 최근에 많이 도입하고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는 자동합성장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에서 특허를 출원하여 독점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싸다.

건식법을 미국제너럴일렉트릭사에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고 하나 자기 실험실에서 직접 제작하여 사용할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이클로트론 연구소에서는 자체 제작한 건식법의 C-11-메틸요드 합성장치를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트라이엄프 연구소와 일본 방사선의학연구소 등에서 자체 제작한 합성장치를 직접 보았다. 이렇게 자체 제작한 곳에서는 자기 나름대로 약간의 개선을 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타깃 안에 약간의 수소를 넣어 주고 C-11을 생산하면 바로 C-11-메탄이 생산이 되어 수소를 가하여 환원시키는 단계를 생략할 수가 있다. 또한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순환시키지 않고 1회 통과만 시켜서 합성하므로 전체 구조도 단순하다. 대신 생산 효율이 매우 낮지만 워낙 C-11 생산량이 높기 때문에 최종 생산되는 C-11-메틸요드는 각종 방사성의약품 합성에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 나온다. 그리고 전체 과정이 단순하여 외부 공기와 접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우 비방사능이 높은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습식법도 최근에는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 용액에서 C-11-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대신 리튬알미늄하이드라이드를 코팅한 루프에서 C-11-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구조가 훨씬 간단하고 작동도 편리해진 장치가 만들어져 널리 사용이 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저렴한 방법으로 C-11-메틸요드 합성장치를 만들려는 연구소에서 도입하면 좋은데 왜냐하면 이는 건식법과 달리 액체질소로 C-11-이산화탄소를 포집할 필요도 없고, 온도를 120도 정도만 올려도 반응이 잘 일어나므로 합성 장치를 만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 효율이 높은 장점도 있다.

C-11-메틸요드는 그대로 다른 물질에 표지할 수도 있지만 C-11-메틸트리플레이트로 만들면 표지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C-11-메틸트리플레이트는 은트리플레이트 칼럼을 220도 정도로 가열한 다음 여기에 C-11-메틸요드를 통과시키면 생산이 된다.

우리나라에 사이클로트론이 많이 보급되기 시작하였지만 아직 C-11-메틸요드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밖에는 없다. 그래서 이러한 C-11-메틸요드 생산장치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설치하게 할 수 있을까하고 궁리를 하고 있다.

2005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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