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9일 금요일

48. 대표적 양전자방출 방사성의약품 'FDG' 합성법


포도당은 생명체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모든 세포는 포도당을 섭취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을 한다. 그렇지만 그 중 특별히 포도당을 많이 사용하는 세포들이 있는데 두뇌, 심근, 암세포 등이다.

두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 사용하는데다가 항상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므로 포도당 대사가 높다. 심근도 항상 운동을 하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포도당 대사가 높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하여 세포분열을 많이 하므로 DNA, RNA, 단백질, 지질 등의 합성이 필요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 포도당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하여 방사성의약품으로 투여하면 두뇌, 심근, 암 등에 많이 섭취가 되어 이들의 영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포도당에 표지할 방사성동위원소로 테크네슘-99m이나 방사성요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거의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이러한 동위원소를 표지할 경우 포도당의 성질 자체가 변하여 완전히 다른 물질로 되기 때문에 사람에 투여해봤자 원하는 영상을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매우 유명한 암 전문병원에 있는 방사성의약품 과학자가 포도당에 양쪽성킬레이트제를 결합하고 여기에 테크네슘-99m 표지를 성공했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같이 동물실험을 하자는 제의를 했는데, 나는 그것이 성공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응하지 않았다. 그 정도는 알 수 있는 과학자인데 어째서 그런 헛수고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국내에서도 포도당 유도체에 테크네슘-99m을 표지하는 연구를 한 연구소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돈과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러나 어떠한 것도 실험으로 증명이 되기 전까지는 100% 안된다고 단정을 할 수는 없으므로 내가 나서서 적극적인 반대는 할 수가 없었다. 혹시 그것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업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포도당에 표지하여 영상을 얻기에 가장 좋은 동위원소는 불소-18이다. 그런데 이 불소-18을 포도당의 어디에 어떻게 표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포도당은 세포 속에 들어간 다음에 대사가 되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되어 세포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따라서 방사성동위원소도 빠져나가게 되어 좋은 영상을 얻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포도당의 2번 수산기를 없앤 2-데옥시글루코스는 포도당처럼 세포 속에 잘 들어가지만 완전히 대사가 되지 않고 세포내에 축적이 되는 경향이 있어서 과거부터 많은 연구가 되어 왔다.

따라서 2-데옥시글루코스의 수산기가 떨어진 위치에 불소-18을 표지하면 세포내에 축적이 되는데 이렇게 만든 것이 2-불소-2-데옥시글루코스 즉 FDG이다. 불소-18을 표지한 FDG 합성에 가장 앞장선 연구소는 미국 브룩헤븐 연구소로서 여기에 박사후연구생으로 있던 일본의 이도 타쯔오 박사가 1977년에 성공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도 박사가 수행한 방법은 기체 상태의 불소-18을 이용한 방법으로서 중수소를 가속할 수 있는 사이클로트론이 아니면 합성을 할 수가 없어서 광범위한 보급은 어려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PET용 사이클로트론은 가격을 낮게 하려고 양성자만 가속할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에 독일 율리히 대학의 하마허 박사가 양성자를 가속하여 만든 용액 상태의 불소-18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여 1986년에 발표함으로써 현재의 FDG 합성은 거의 모두 하마허 방법에 기본 원리를 둔 약간씩 변형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FDG 합성법
국내에서 인하대 화학과 지대윤 교수가 이온성액체를 이용하여 유기화합물에 대한 새로운 불소 표지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발표하였는데, 그 후 우리와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그 방법을 이용한 FDG 합성에 성공하여 저널에 발표하였다. 하마허 방법은 불소-18이 녹아 있는 물을 완전히 증발시켜 제거를 하여야 표지를 할 수가 있는데, 이 새로운 방법은 물이 소량 있는 그대로 반응을 시킬 수가 있어서 FDG 합성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가 있다. 종래의 방법으로 표지하면 30분 이상 걸리는 것을 이 방법으로 하면 10분정도로 단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총 FDG 합성시간이 보통 2시간 걸리는데 이를 1시간 40분정도로 단축이 가능하다. 이를 외국 학회에서 발표했더니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이 반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물이 증발한 다음에 표지가 일어나므로 새로운 메커니즘은 아니지 않느냐고 평가절하하는 학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더 편리한 공정을 확립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그가 잊었던 것 같다.

2005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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