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핵사찰과 같은 핵무기 개발을 감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수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의학적으로 이용하여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이용하는 사업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은 1984년부터 고창순 교수께서 이러한 IAEA의 사업에 참여하여 갑상선 호르몬의 방사면역측정법을 비롯한 각종 방사면역측정법의 정도관리, 각종 암의 방사면역측정 및 방사면역영상, 방사성 핵종을 이용한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관리, 두뇌 영상을 이용한 간질환자의 관리 등의 사업을 주도하였다.
또한 1994년에 PET을 도입한 이 후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의 연구 역량은 급속히 발전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앞에서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세계핵의학회를 서울에서 유치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발전을 이루면서 세계핵의학회장을 맡으신 우리 과의 이명철 교수는 세계 각국의 핵의학 현황을 조사해 본 결과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핵의학은 크게 발전하였지만 개발도상국은 생각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핵의학을 위한 인력, 장비, 방사성의약품 등이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아 상황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핵의학이 발전하려면 이러한 개발도상국의 핵의학도 발전을 하여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는 과거 제국주의시대에 일본이 주변 아시아 국가를 누르고 자기들만 잘 살려고 한 전략과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때에 맞춰 레늄-188 제너레이터를 도입하여 새로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우리 연구 결과가 많은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IAEA에서는 이렇게 우리가 개발한 방사성의약품을 IAEA 참여국에 공급하여 방사성동위원소를 의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국제과제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심장동맥성형술 후 방사성핵종을 이용한 재협착 방지술, 방사성핵종을 이용한 간암 치료, 방사성핵종을 이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등의 사업을 주도하여 우리가 개발한 새로운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하여 좋은 평가를 얻었다.
IAEA에서 우리가 개발한 레늄-188 표지 방사성의약품을 과제로 채택한 이유는 다른 방사성동위원소의 경우 반감기와 차폐 등의 문제로 국가 간의 운반이 어렵고 가격이 너무 비싼 단점이 있지만, 레늄-188의 경우 나라별로 제너레이터만 한 대씩 공급하여 주면 수개월동안 환자의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IAEA 협력센터 인증서 |
이러한 사업에는 싱가포르나 호주 같은 선진국도 포함되었지만 주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방사성의약품 및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각종 질병의 진단 및 치료법을 교육, 훈련하는 일이 포함되었다. 이렇게 참여한 나라들 중 중국,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은 핵의학 분야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 핵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타 다른 나라들도 핵의학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우리 과(科)에서는 세계 각국의 핵의학자나 핵과학자를 받아들여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을 하여 핵의학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데, 주로 IAEA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에서 온 학자들이 많다.
이러한 활동과 역량을 인정하여 IAEA에서는 2004년 12월 6일 핵의학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국제원자력기구 협력센터'로 지정을 하기로 한국정부와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2005년 5월 24일 공식적으로 IAEA 협력센터 출범을 공표하고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IAEA 협력센터가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실질적인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IAEA와 협력을 하여 각종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앞으로 이러한 국제적인 사업을 벌일 때 좀 더 IAEA의 협력을 구할 수가 있다는 점이 있는 것이다.
2005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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