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18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양전자방출 핵종은 탄소-11이다. 이는 질소에 양성자빔을 쬐면 양성자가 흡수되고 헬륨의 원자핵 즉 알파선이 방출되면서 생산이 된다. 이를 간단히 나타내면 N-14(p,α)C-11이 된다. 그런데 타깃에 넣는 것은 불소-18 생산과는 달리 기체인 질소를 넣으므로 기체타깃을 사용해야 한다.
기체타깃은 액체타깃에 비하여 빔이 지나가는 길이가 길게 만든다. 왜냐하면 기체는 밀도가 낮아 빔이 지나가면서 타깃 원자핵과 반응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길이를 길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부 압력도 높여서 단위 길이 당 들어 있는 기체 원자의 양을 늘리는 방법도 쓴다. 기체타깃도 액체타깃처럼 빔을 조사하면 내부 기체의 온도가 올라가므로 내부 압력이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냉각을 효율적으로 하여야 한다. 기체 타깃은 길이가 길게 만들어서 표면적이 넓으므로 액체타깃에 비하여 냉각효율을 높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생산량도 높은 것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기체타깃은 내부에 표적물질을 채우거나 회수하는 방법이 액체타깃에 비하여 훨씬 간단하고 시간도 적게 걸린다.
타깃 속에서 만들어진 탄소-11은 주로 탄소-11-이산화탄소의 형태로 생산이 된다. 타깃 속에 약간의 수소를 넣어서 빔을 쬐면 탄소-11-메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대부분은 탄소-11-이산화탄소로 생산을 하고 있다. 탄소-11-이산화탄소나 탄소-11-메탄은 각종 화학반응을 시켜 여러 가지 물질에 표지하여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는 기본 원료로 사용된다.
탄소-11은 반감기가 20분이므로 1시간20분 이상 조사하면 더 이상 생산량이 늘지 않는다. 따라서 보통 30분 이내로 조사하고 특별히 높은 방사능이 필요할 경우 1시간 정도 조사한다.
탄소-11을 생산하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보통의 질소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 때 순도가 높은 것을 사용하여야 생산량이 높다. 보통 99.9999% 순도의 고순도 질소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불소-18을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산소-18-물에 비하면 가격이 훨씬 싸므로 대체로 탄소-11로 표지된 방사성의약품은 불소-18로 표지된 방사성의약품보다 재료비는 적게 든다. 그러나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한번 생산하면 많은 사람에 투여하기가 어렵고 또한 다른 병원에 공급하는데 제한이 많다.
기체타깃으로 또 다른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산소-15를 생산하는 것이 있다. 이는 중수소핵을 가속할 수 있는 사이클로트론을 사용할 경우 비교적 값이 싼 질소-14 가스를 이용하여 N-14(d,n)O-15 반응으로 만들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는 양성자만 가속할 수 있는 사이클로트론을 사용할 경우 가격이 매우 비싼 질소-15 가스를 사용하여 N-15(p,n)O-15 반응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가격이 너무 비싸 타깃의 크기를 최대한으로 작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한번 생산에 30만원 이상이 든다. 산소-15는 주로 산소-15-물을 생산하여 두뇌의 혈류 영상을 얻는데 사용하는데 반감기가 2분이므로 한 사람을 여러 번 촬영할 수가 있다. 보통 한 사람을 4번 정도 촬영하므로 재료비만 해도 120만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이 많다.
지난 호에 불소-18을 생산하는 액체타깃에 대하여 설명하였는데 이는 산소-18-물을 사용하여야 하므로 재료비가 많이 든다고 하였다. 그런데 중수소핵을 가속할 수 있는 사이클로트론을 사용하면 네온-20을 이용하여 Ne-20(d,α)F-18 반응으로 비교적 싸게 생산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생산된 불소는 물에 녹아 있는 음이온 형태가 아니고 가스 형태이므로 반응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타깃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에 화학결합을 하여 나오지를 않는다. 따라서 이를 뽑아내려면 재료로 사용하는 네온-20 가스 속에 소량의 불소가스를 첨가하여 주어야 한다. 이렇게 생산된 불소-18은 안정 동위원소인 담체(carrier)인 불소-19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방사성의약품을 합성할 경우 비방사능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액체 형태의 불소 음이온으로 표지할 수가 없는 방향족 고리 등에 표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파민 신경계 영상을 얻는데 유명한 F-18-FDOPA의 합성에 사용을 한다. 그리고 양전자방출 방사성의약품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F-18-FDG도 초기에는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된 불소-18을 사용하였다.
양전자 방출핵종은 아니지만 핵의학에 중요한 요드-123을 만드는데도 기체타깃을 사용한다. 이는 제논-125 기체를 채운 타깃에 중수소원자핵을 조사하면 알파선이 방출되는 Xe-125(d,α)I-123 반응으로 만들 수가 있다. 그런데 이 때 사용하는 Xe-125의 가격이 1회 생산에도 수천만원이 들어가므로 그대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생산할 때마다 Xe-125를 회수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하여 생산을 하여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원자력의학원에 설치가 되어 있어 전국에 공급을 하고 있다. 요드-123은 반감기가 13시간이 되므로 원자력의학원에서만 만들어도 전국에 공급이 가능하다.
2005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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