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56. 도파민 D2 수용체 영상용 방사성의약품 C-11-라클로프라이드


PET를 이용한 두뇌 수용체 영상 중 가장 먼저 활발하게 연구된 분야는 도파민 신경계 중 D2 수용체 영상이다. 도파민 수용체는 종류가 매우 많지만 그 중 두뇌의 선조체에 분포한 D2 수용체가 가장 많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D2 수용체 영상용 방사성의약품 합성을 시도하였는데,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이 C-11-N-메칠스피페론(NMSP)이다.

C-11-NMSP는 스피페론과 C-11-메칠요드를 반응시켜 합성을 한다. 이 반응은 가장 전형적인 C-11 표지 방사성의약품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많은 PET센터에서 이를 합성하는 시스템을 연구하였다. 합성한 C-11-NMSP HPLC를 이용하여 정제를 한 다음 사람에 투여한다.

NMSP와 라클로프라이드의 화학구조
C-11-NMSP D2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지만 D1 수용체에도 약하게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D2 수용체에 더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한 것이 C-11-라클로프라이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의 최연성 교수가 최초로 C-11-라클로프라이드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그때만 해도 서울대학교병원에는 C-11-라클로프라이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진 교수가 없었을 뿐더러, 캐나다 회사에서 사이클로트론과 함께 구매한 C-11-메칠요드 합성장치가 성능이 좋지 않아 사람에 투여할 정도의 양을 생산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에는 GE에서 개발하여 특허를 출원한 매우 뛰어난 성능을 가진 기체상 C-11-메칠요드 합성장치를 가지고 있어서 다량의 C-11-메칠요드를 합성할 수가 있었고, 또한 김상은 교수가 C-11-라클로프라이드를 이용하여 도파민 D2 수용체 연구를 적극적으로 하기를 원하였기 때문에 우리보다 일찍 이를 합성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의 김상은 교수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으로 옮기면서 우리보고 C-11-라클로프라이드를 합성해 달라고 조르기 시작하였다. 때마침 서울대병원에도 루프법을 이용한 C-11-메칠요드 합성장치를 우리가 직접 조립하여 충분한 양의 C-11-메칠요드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C-11-라클로프라이드의 합성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합성이 되지를 않아서 삼성서울병원의 최연성 교수에게 계속 도움을 요청하여 반응 조건을 개선하였다. 그래도 생산량이 충분하지를 못하여 C-11-메칠요드를 C-11-메칠트리플레이트로 전환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C-11-라클로프라이드를 합성하는 방법을 이용하였더니 사람에 투여하기에 충분한 양이 만들어졌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처음 C-11-라클로프라이드
 합성에 성공하여 필자가 주사 맞고
촬영한 사진. 밝게 보이는 부분이 선조체이다.
C-11-라클로프라이드는 C-11-NMSP에 비하여 D2 수용체에 더 특이적으로 결합하지만 결합력은 약하다. 비록 결합력은 약하지만 도파민 신경계의 영상에는 더 좋은 장점도 있다. 결합력이 약해 D2 수용체에 결합하는 다른 약물이나 신경전달물질이 존재할 경우 잘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물질의 존재를 측정하는데 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시냅스에서의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키는 니코틴이나 각종 마약의 효과 또는 각종 정신과 약물의 개발에 널리 사용이 되고 있다
 
도파민신경계는 파킨슨병에서 활성이 줄어들어 있으므로 도파민 수용체 영상을 얻으면 파킨슨병의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파킨슨병이 확연히 진행된 사람의 두뇌 영상을 C-11-라클로프라이드로 얻어 보면 선조체가 정상인에 비하여 어둡게 보인다.

그러나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영상을 보면 오히려 선조체가 더 밝게 보인다. 그 이유는 초기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신경이 조금 파괴가 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D2 수용체는 더 늘어나서 도파민 신경의 활동을 정상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어 후기가 되면 보상작용도 한계에 도달하여 결국은 D2 수용체의 양도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진행 정도를 진단하는데 C-11-라클로프라이드와 같은 D2 수용체 영상용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파킨슨병의 진행정도를 좀 더 정확하게 영상으로 진단하려면 선조체 내에 있는 도파민의 양을 영상화할 수 있는 F-18-FDOPA나 도파민 운반체의 양을 영상화 할 수 있는 F-18-FP-CIT, I-123-β-CIT, C-11-β-CFT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5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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