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8일 목요일

37. 방사면역영상 및 치료 2


한편 테크네슘-99m을 항체에 표지하려는 연구도 경쟁이 치열하였다. 인듐-111과 달리 테크네슘-99m은 환원시켜서 항체와 반응시키면 양쪽성킬레이트화제 없이도 표지가 되는데 약 70%는 매우 안정하게 표지가 되고, 30%는 약하게 표지가 되었다. 따라서 항체에는 테크네슘-99m과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부위와 약하게 결합할 수 있는 부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는 미국에 있을 때 나의 슈퍼바이저였던 미국국립보건원의 백창흠 박사가 처음 발견한 것인데, 이러한 현상에서 항체와 테크네슘-99m이 약하게 결합하는 현상을 없애고 강하게 결합하는 부위에만 결합하게 하면 될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테크네슘-99m은 치올기와 강하게 결합하므로 항체를 환원시켜 치올기를 만든 다음에 테크네슘-99m을 표지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여러 사람이 하였다. 그 결과 테크네슘-99m은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가 없이 항체를 환원한 다음 생성된 치올기에 표지하는 직접법이 널리 사용되었다. 직접법은 표지 효율이 90% 이상 되고 표지 후에도 항체가 손상을 별로 받지 않아 가장 널리 사용된 방법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직접법으로 잘 표지가 되지 않는 항체가 있을 경우 간접법으로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를 사용해야 한다.
   
테크네슘-99m 표지용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는 처음에는 인듐-111처럼 DTPA가 사용된 적이 있었으나 나중에는 N3S형 또는 N2S2형의 리간드가 사용이 되었다. 그 이유는 DTPA는 테크네슘-99m과 충분히 강한 킬레이트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테크네슘-99m을 표지하기 위하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는 N3S형인 'MAG3'이다. MAG3는 신장 영상용으로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이다. 항체를 간접법으로 테크네슘-99m으로 표지하려면 우선 MAG3를 테크네슘-99m으로 표지하고 이를 사불소화페놀과 DCC라는 약품을 작용시켜 활성화시킨 다음 항체와 반응시키면 항체의 아미노기와 결합하여 표지가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표지 방법이 복잡하여 숙련된 인력을 필요로 하고 표지 시간도 오래 걸리며 표지 효율도 낮아 별로 많이 사용이 되지 않았다.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로 'HYNIC'(hydrazinoniconitic acid)이라는 것이 개발되었는데 이는 항체에 미리 결합시켜 두어서 저온에서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환원제와 테크네슘-99m을 넣어서 표지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표지 반응은 직접법처럼 간단하고 표지 효율도 높은 방법이다. 게다가 이 방법은 다이설파이드가 없는 다른 단백질의 표지에도 사용할 수가 있다.
나는 HYNIC의 분자구조를 보다가 다이하이드랄라진(DHZ)이라는 고혈압 치료약이 HYNIC와 같은 하이드라진 구조가 두개가 있으면서 화학구조가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항체의 Fc 부분에는 탄수화물이 있는데 이는 과요드산을 작용시키면 알데히드를 생성한다. 알데히드에는 하이드라진이 매우 잘 결합하므로 하이드라진이 2개가 있는 DHZ의 한쪽 하이드라진은 항체의 Fc에 결합시키면 나머지 한 쪽은 테크네슘-99m을 표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실험을 하여보니 쉽게 잘 표지가 되었다.

항체(Ab) MAG3, HYNIC, DHZ 등의
양기능성킬레이트화제를 이용하여
테크네슘-99m을 표지한 화학적 구조
최근에는 일산화탄소 3개를 테크네슘-99m에 결합시킨 새로운 착화물이 스위스의 알베르토, 쉬빌리 등이 개발하였다. 이렇게 만든 트리카보닐 테크네슘을 항체에 결합할 때는 항체에 미리 이미노다이아세테이트나 이미다졸 계통의 화합물을 결합시켜 놓으면 그 부위에 가서 표지가 된다. 그러나 이는 스위스에서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이다.

테크네슘-99m으로 항체를 표지하였을 경우 테크네슘-99m이 떨어져 나와도 인듐-111처럼 간에 축적되는 경우는 없다. 떨어져 나온 테크네슘-99m은 요()로 빨리 배설이 되므로 암 영상이 비교적 깨끗하게 보인다.
항체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분자량이 15만으로 커서 혈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따라서 암이 아닌 부위의 방사능이 충분히 감소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듐-111이나 요드-131로 표지한 경우 반감기가 길어서 하루나 이틀이 지난 후에 영상을 얻으면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테크네슘-99m의 경우 반감기가 6시간 밖에 안 되므로 그렇게 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다. 따라서 혈중 농도 감소를 더 빨리 시킬 수 있는 방안이 연구되었다.
항체는 2개의 Fa Fb 그리고 하나의 Fc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암과 결합하는 부위는 Fa 부분이다. 항체를 적당한 효소로 처리하여 주면 Fa Fb를 포함한 Fab Fc로 자를 수가 있다. Fab 부분만으로도 암에 가서 결합할 수가 있으므로 이러한 조각에 테크네슘-99m으로 표지하여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면 분자량이 원래 항체의 1/3 5만으로 줄어들어 혈중 농도가 훨씬 빨리 감소하여 정상조직에 비하여 암 조직에 축적되는 방사능이 더 높아진다. 그러나 이러한 조각을 사용하면 신장에 축적이 매우 높아지는 단점이 생긴다. 신장에 축적되는 원인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Fab 조각이 전체적으로 양전하를 띠고 있고 신장 세포막이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배설되려다가 흡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장에 축적되는 양을 줄이기 위하여 유기산인 숙신산을 Fab 조각에 결합시켜 양전하를 줄여 주었더니 신장 축적을 많이 줄일 수가 있었다.

2005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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