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은 방사선 때문에 혹시 위험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위험과는 거리가 멀고,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원칙대로 사용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극미량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방사성의약품으로 인체에 투여하는 것은 실제로는 생리식염수가 대부분이고 방사성동위원소 자체는 극미량이다. 수 나노그램 정도가 1인분인데 이는 1그램의 10억분의 일에 해당한다. 이렇게 극미량을 체내에 투여하여 체내의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추적자라고 한다. 즉 진단용으로 체내에 투여하는 방사성의약품은 모두 추적자라고 볼 수가 있다.
추적자라고 하면 사람의 질병의 진단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도 많이 사용할 수가 있다. 무어 박사는 1996년 지하수 속에 함유된 'Ra-226'을 추적자로 이용하여 미국동부 대륙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 중 해저지하수 유출량이 강물 유출양의 약 40%가 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고고학적으로 발견된 동식물 표본 속에 남아 있는 '탄소-14'의 양을 측정하여 그 표본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밝혀내는 탄소연대측정법은 고고학적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
추적자로 체내에 투여하는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물질 자체에 의한 독성은 없고 단지 방사선만 주의하면 된다. 그런데 보통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방사성의약품에 의해 환자가 받는 방사선의 양은 보통 병원에서 많이 찍는 흉부 X-선 촬영보다 적으므로 걱정할 것이 못된다. 그러나 아무래도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에는 방사성의약품 사용을 금지하거나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태아나 신생아는 방사선에 비교적 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특히 용량을 주의해서 투여하여야 하는데 이는 과량 투여시 방사선에 의한 독성이 나타나고 소량 투여시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반감기가 짧은 것을 사용한다. 반감기란 그 물질이 반으로 줄어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으로서 모든 방사성동위원소는 반감기를 가진다.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방사성의약품의 반감기는 수 시간 정도가 대부분이고, 짧은 경우는 수 분이고 길면 수 일이 될 수도 있다. 반감기가 수 일이 되는 경우는 대체로 치료용으로 사용을 한다. 왜냐하면 너무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의약품으로는 치료 효과를 충분히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에 의한 부작용이 있을 수가 있지만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에 의한 부작용은 원래 용량의 수 십배에서 수 백배의 과량을 투여하지 않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 인체내의 방어기전을 들 수가 있다. 생명체는 진화의 초기 단계부터 방사선에 대한 방어 기전을 발전시켜 왔다. 왜냐하면 방사선이란 항상 생명체와 같이 존재하면서 생명체를 공격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방사선에 대한 방어기전이 잘 발달한 생명체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한 방사선에 어느 정도 노출되면 오히려 방사선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서 암이나 백혈병 발생률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많이 있다.
넷째, 방사성의약품은 잘 훈련된 인력이 있고 특수한 시설을 가진 병원에서만 투여한다.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의료장비와 방사성동위원소 사용시설 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러한 시설을 할 수 있는 곳은 대형 종합병원 이외에는 없다. 따라서 사용자의 수가 제한적이고 국가적인 관리도 비교적 쉽다. 물론 의도적인 범죄행위나 사고에 의한 경우도 있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하여야 한다.
몇 년전에 모 병원에서 암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잃어버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매스컴에도 보도된 떠들썩한 사건이었는데 결국 범인이 강변에 갖다 버린 방사성동위원소를 방사선 탐지 장치를 이용하여 전량 회수하여 다행히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암 치료에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능이 상당히 강하여 직접 손으로 만진다든지, 삼킨다든지, 주머니에 넣고 돌아다닌다든지 하면 방사선장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치료에 사용하는 강한 방사능을 가진 선원의 사고에 의한 특별한 경우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이러한 암치료에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보다 훨씬 적은 극미량의 방사능을 쓰기 때문에 위험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2004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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