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9일 수요일

21. 심장영상용 방사성의약품 MIBI와 테트로포스민


심장 영상용 방사성의약품은 초기에는 심장의 혈액풀 영상을 찍는 것으로 시작하였으나 그 후에 심근을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개발되었다. 이는 SPECT나 PET과 같은 장비의 발전으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현재 핵의학과에서 환자수로는 뼈 영상 다음으로 많이 하고 있는 중요한 검사가 되었다.

심근에 잘 축적되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심근에서 기능이 활발한 NaK-ATPase에 의하여 섭취가 되는 것인데 이는 칼륨처럼 직경이 큰 양이온이 해당한다. 즉 탈륨-201이나 루비듐-82 같은 것이 이에 속하고 이러한 방사성의약품은 칼륨유사체라고 한다.

그런데 탈륨-201과 루비듐-82는 테크네슘에 비하여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핵물리적 성질도 영상화하기에 더 어려워 많은 과학자들이 테크네슘으로 표지되면서 NaK-ATPase에 의하여 섭취되는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테크네슘 킬레이트이면서 양전하를 띠면 될 것으로 추정이 되어 이러한 물질들이 합성되기 시작하였다.

그 중 가장 먼저 주목받은 물질은 이소니트릴계 화합물인데 이는 테크네슘과 결합하여 +1가의 양전하를 띤 착체를 형성한다. 수많은 이소니트릴계 화합물이 합성되어 심근영상용으로 연구되었는데 이중 가장 심근영상이 뛰어나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 'MIBI'이다. MIBI 'methoxyisobutylisonitrile'이라고 하는데 나도 이 화합물에 관심을 갖고 합성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헌조사를 하였는데 독일에서 나온 문헌에 합성법이 있었고 합성준비를 하는 도중에 미국에 연구원으로 가게 되어 더 이상의 실험은 하지 못했다.

MIBI 6분자가 테크네튬을 둘러싸서 결합하는데 이를 '세스타미비'라 하며, 입체적으로 정팔면체의 구조를 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1가의 전하를 띠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NaK-ATPase에 의하여 심근에 섭취가 될 것으로 믿어졌으나 체내 동태가 탈륨-201과 상당히 달랐다. 즉 탈륨-201은 신장으로 주로 배설이 되고 심근에 들어갔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오는데 비하여 MIBI는 간담도를 통하여 주로 배설이 되고 심근에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않는 것이다. MIBI는 간담도로 배설되기 때문에 환자에 주사한 뒤에는 우유 등의 유동식을 환자에게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담즙의 배설이 활발하여 간에 섭취된 MIBI가 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심장 영상을 찍을 때 바로 아래에 있는 간의 방사능에 방해를 덜 받고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탈륨-201과 성질 차이가 있어서 MIBI도 탈륨-201처럼 NaK-ATPase에 의하여 섭취가 되는지 연구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쥐의 심근세포를 배양하고 여기에 NaK-ATPase 억제제인 'ouabain'을 넣으니 탈륨-201의 섭취는 억제되는데 MIBI의 섭취는 억제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는 NaK-ATPase에 의하여 섭취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뒤에 여러 가지 연구결과 MIBI NaK-ATPase에 의하여 심근에 섭취되지 않고, 수동적 확산에 의하여 세포 속에 들어간 뒤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에 의하여 생성되어 있는 음전하에 결합하여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활발한 심근에 많이 섭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동적 확산으로 세포 속에 잘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MIBI가 양전하를 띠고 있지만 지용성이 크기 때문이다. 몇몇 암세포에서도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유방암의 영상에 MIBI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BI가 큰 성공을 거두자 다른 회사들도 앞 다퉈서 새로운 심근영상용 방사성의약품을 발표하였는데 그 중 가장 성공한 것은 '테트로포스민'이다. 이는 얼핏 화학구조를 보면 MIBI와 완전히 다르지만 테크네슘과 표지한 후의 화학구조를 보면 MIBI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지용성이면서 +1가의 양전기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테트로포스민은 여러 가지 성질과 심근영상 등이 MIBI와 거의 같다. 따라서 MIBI와 테트로포스민 중 어느 것을 쓰든지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단지 테크네슘과 표지할 때 MIBI 10분 정도 끓이든지 아니면 수십초간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는 과정이 있는데, 테트로포스민은 실온에서 표지하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04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