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1일 금요일

7. 감마선과 양전자선 방출 핵종

Z-N커브의 아래쪽에 있는 핵종들은 위쪽에 있는 핵종들과는 달리 양성자가 과다한 상태이다. 따라서 원자핵은 양성자를 없애는 반응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C 부분에 있는 핵종은 대체로 원자궤도를 돌고 있는 전자를 원자핵으로 잡아당겨 양성자를 줄이는 핵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전자포획이라 하고 베타선 방출과 정반대 현상이다. 전자포획의 결과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서 중성자를 하나 만들게 된다.


p + e → n


이 때 원자핵은 양성자가 과도하여 불안정한 상태에서 더 안정한 상태로 변하였으므로 그 만큼의 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하게 된다. 이는 감마선이다. 전번 주에 설명했듯이 A에 속한 핵종은 베타선을 내면서 동시에 감마선을 내지만 C에 해당하는 핵종은 순 감마선만 낸다. 이러한 감마선은 투과력이 강하고 세포를 죽이는 힘은 약하여 체내에 투여시 독성이 약하고 영상을 얻기에 좋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C에 해당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영상 진단용에 사용되는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I-123, Tl-201, In-111, Ga-67 등이 있다.

D에 해당하는 핵종도 역시 양성자가 과다한 상태여서 전자를 끌어당기고 싶겠지만 원자핵의 크기가 작아 충분한 힘이 없다. 이러한 경우 양전자라고 하는 특수한 입자를 방출하게 된다. 이는 전자와 질량이 같으나 양전기를 띠고 있는 입자이다. 양전자는 양성자가 중성자로 되면서 방출된다.

  
p → n + e+

양전자는 원자핵에서 나오자마자 주변의 전자와 부딪혀서 소멸반응을 일으켜 두개의 전자기파로 변한다. 이 전자기파는 물질인 전자와 양전자가 에너지로 변화한 것으로서 전자의 질량에 해당하는 511 keV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자기파는 감마선과 동일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양전자는 그 자체는 입자이면서도 실제 성질은 감마선과 같은 성질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영상진단용에 많이 사용이 된다. 양전자의 이러한 특수한 성질을 이용하여 영상을 만드는 것을 양전자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라 하고 핵의학 분야에서 가장 첨단의 영상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양전자방출체는 F-18, C-11, N-13, O-15 등이 있다.
2004년 4월 27일

6. 베타선이 방출되는 원리

전번에는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가 특수한 비율을 이루어야 그 핵이 안정해지고 그 비율은 Z-N 커브로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 비율은 벗어나면 Z-N 커브 바깥에 있고 불안정하여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붕괴를 하게 된다. 그러면 Z-N 커브를 벗어나는 핵종은 어떠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일까?


Z-N 커브를 벗어나서 존재하는 핵종도 대체로 <그림> A, B, C, D, E와 같이 5부류로 나눌 수가 있고, 그 부류에 따라 방사성 붕괴의 양상도 달라진다.

A B 부류는 양성자에 비하여 중성자가 많은 부류이다. 이는 어떻게든 양성자(p)수를 늘이고 중성자(n)수를 줄이는 핵반응을 일으키고 싶어 한다. 따라서 핵 속에서 중성자가 전자(e)를 하나 방출하고 양성자로 변하게 된다.
Z-N 커브를 벗어나는 핵종의 존재

 n → p + e

그 결과 중성자는 하나 줄어들고 양성자는 하나 증가하여 Z-N 커브 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원자핵이 더 안정해진다. 이때 생성된 전자가 원자핵 밖으로 튀어 나오게 되는데 이 것이 바로 베타선이다. 이러한 반응은 원자핵이 더 안정해지는 반응이므로 그 에너지 차이만큼을 베타선이 운동에너지로 모두 가지고 나오기도 하고, 일부 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방출되는 전자기파 형태의 방사선이 감마선이다. 베타선이 방출될 때 중성미자(뉴트리노)라는 것도 방출이 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방사성의약품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생략한다.

그리고 다음 번에 설명하겠지만 감마선은 베타선이 방출될 때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원자핵이 에너지가 높은 상태에서 낮은 상태로 떨어질 때는 항상 나올 수가 있다.


<그림>에서 A 부분은 대체로 베타선을 방출할 때 그 에너지를 베타선이 모두 가지고 나오지 못하여 감마선도 방출하는 핵종이 많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요오드는 I-127인데 이보다 중성자가 많은 I-131이 그 대표적인 예이고, 앞으로 치료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Re-188(레늄)도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위치가 A라도 베타선만 방출하는 핵종도 있는데 원자력연구소에서 한국 신약 2호라고 개발한 'Ho-166(홀뮴)'은 베타선만 방출한다. 이러한 베타선 방출 핵종은 처음에 설명했지만 치료용 동위원소이다.

<그림>에서 B 부분은 에너지가 안정화되는 정도가 낮아 베타선이 모든 에너지를 가지고 나올 수 있으므로 감마선은 방출되지 않는 핵종이 주로 분포한다. H-3(삼중수소), C-14(탄소), P-32(), S-35() 등을 예로 들 수가 있다. 이들은 생체내 구성원소가 많아 생화학이나 유기화학 또는 분자생물학 연구에 널리 사용되었다. 생화학이나 분자생물학을 배운 사람들은 DNA, RNA 등에 P-32를 표지하여 Southern blotting, Northern blotting 등의 방법을 써서 특정 유전자의 존재나 발현을 연구하는 것을 배운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4월 20일

5. 왜 방사성동위원소가 존재하는가?

모든 물질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고 분자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이야기를 양성자와 중성자를 중심으로 전개해 보자. 양성자의 수는 원자번호라고 하고, 그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한다. 중성자의 수는 양성자의 수와 합쳐서 원자량이라하고, 그 원자의 질량을 나타낸다.
   원자번호가 같으면서 원자량이 다른 물질은 동위원소라 하고 이는 크게 안정동위원소와 방사성동위원소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동위원소를 표시하는 방법은 국제적인 규약을 따른다. 일반적으로 원자의 원자량은 원자기호의 왼족 위첨자나 아니면 대쉬(-) 뒤에 나타낸다. ¹H, ²H, ³H, ¹²C, ¹³C, ¹⁴C 또는 H-1, H-2, H-3, C-12, C-13, C-14 등으로 쓰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계에서 쉽게 만나는 안정동위원소를 살펴 보자. 우선 원자번호 1인 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만 하나이다. 그 다음 원자번호 2∼8인 헬륨부터 리튬, 베릴륨, 붕소, 탄소, 질소, 산소원자핵 까지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같은 숫자로 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규칙은 9번 불소에 이르러 깨어지기 시작하는데 불소는 양성자수는 9개인데 반하여 중성자수는 10개이다. 그 다음 원자부터는 모두 중성자수가 양성자 수보다 많아지게 된다.

Z-N 커브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었는데 양성자수를 Z, 중성자수를 N으로 하여 그림을 그리면 자연계에 보이는 원자는 거의 대부분 일정한 곡선 근처에 모이게 된다. 이 때 이 곡선을 Z-N 커브라고 한다.

Z-N 커브에서 벗어나는 원자핵들은 불안정하여 어떻게든 Z-N 커브 안으로 움직이려고 하고, 그러한 현상이 표출되는 것이 방사성 붕괴이다. 방사성 붕괴를 할 때는 부산물로 각종 방사선을 방출하게 되고 이러한 핵종을 방사성핵종이라 부르고 자주 방사성동위원소와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사실 우주가 처음 생기면서 수많은 종류의 원자핵이 만들어질 때 꼭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율이 Z-N 커브 상에 있는 안정한 동위원소만 만들어지라는 법칙은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수많은 조합의 원자핵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Z-N 커브 바깥의 핵종들은 불안정하여 모두 없어지고 현재는 거의 모든 핵종이 Z-N 커브에 놓이는 핵종만 남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Z-N 커브 바깥의 핵종 즉 자발적으로 붕괴하여 방사선을 방출하는 핵종은 그 양이 미미하다.

다만 원자로나 사이클로트론 등과 같은 시설과 장비에 의하여 Z-N 커브를 벗어나는 핵종을 만들 수가 있고 이를 잘 회수하여 의학적으로나 공업적으로 사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Z-N 커브를 벗어나는 핵종이 어떠한 방사선을 방출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볼 것이다

2004.4.13.

4.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사용량이나 종류로 보아 치료용을 압도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히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
내가 1982년도에 처음 서울대병원 핵의학과를 둘러보았을 때 환자들이 둥그렇게 생긴 감마카메라라고 하는 장치에 가만히 기대어 서 있거나 누워서 움직이지 않고 있고, 그 감마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에서는 간모양이나 뼈 모양이 나타나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약대에서 약에 대해서 배우기는 했지만 인체에 투여된 약이 저렇게 간에도 가고 뼈에도 가서 모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나의 놀람은 그 후에 동영상을 보며 더욱 커졌다. 환자가 감마카메라 앞에 앉아 있고 무언가를 환자의 팔에 주사를 하니 그것이 심장과 대동맥을 거쳐 온몸에 퍼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 교과서 그림의 강낭콩 모양의 신장이 나타나면서 점점 더 진해지고 또한 오줌으로 되어 방광에 차츰 모이는 것이 생생하게 모니터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냥 학생으로서 교과과정에 이러한 것이 들어 있어서 수동적으로 배우면 그 놀라움이 크지 않을지 모른다. 그냥 "아하 그렇구나"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약물동력학 등 체내에서 약이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과정을 잘 이해되지도 않는 추상적인 미분방정식과 도식으로 비몽사몽간에 배우면서 "거참 되게 어렵군" 하고 지내다가, 실제로 그렇게 몸속에 약이 퍼지고 배설이 되는 모습을 눈앞에 보게 되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내가 약물 동력학을 배웠던 약대 교수께서 나중에 방사성의약품에 크게 관심을 갖고 약제학회에서 방사성의약품 세션을 새로 만들어 주셨는데 아마도 방사성의약품의 약물 동력학적인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사성의약품 투여후 찍은 신장(왼쪽), 뼈(가운데), 폐(오른쪽) 영상

이처럼 진단에 사용하는 방사성의약품은 인체에 투여할 경우 특정 장기에 잘 모여서 거기서 방사선(주로 감마선 또는 양전자선)을 방출하는 성질이 있다. 그러면 바깥에서 감마카메라와 같은 각종 장비로 방사성의약품이 분포하는 모양을 사진을 찍는 것이다. , , , 신장, 심장, 두뇌, 갑상선, , 림프계, 간담도, 염증 등 수 많은 장기나 병소를 영상화할 수가 있고, 그 때마다 가장 적당한 방사성의약품을 골라서 사용하여야 한다.



2004년 4월 7일

3. 방사성의약품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방사성의약품에 대하여 글을 쓰려니 우선 내가 방사성의약품을 시작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약대 출신인 내가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한다면서 의대 교수를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1982년 나는 대학원 약학과 석사과정 학생이었는데 생화학실 지도교수이신 이상섭 교수께서 당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연구하신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캅사이신'과 생강의 매운 성분인 '진저롤'이 서로 어떻게 화학적인 유사성이 있고, 화학구조가 어떻게 변하면 매운 성질이 사라지는지, 또한 이들을 합성하려면 어떻게 하고, 동물 체내에서 대사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흥미를 갖고 친구인 서영준(현 서울대 약대 교수)과 밤낮이 가는지도 모르고 연구를 하며 지냈었다. 당시 실험실 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수준이 현재에 비하여 상대가 되지 않게 낮아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현재의 이공계 위기라는 말도 없었고, 무조건 연구만 열심히 하면 나중에는 무엇이든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 해 12월 지도교수께서 부르셔서 '서울대병원 핵의학과에서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할 사람을 구하는데 가 볼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 보셨다. 방사성의약품은 당시 서울대 약대에서 나운용 교수께서 강의를 하신 적이 있지만 나에게는 생소한 분야였다. 그 분은 당시 국내의 미약한 연구비나 기자재 때문에 그 분야에 대한 연구 활동은 별로 없으면서 저술활동만 활발하게 하시는 상황이었고, 다른 대학에서도 약대에서는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강좌나 연구가 거의 없어서 국내 대학에서는 거의 불모지였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과장이신 고창순 교수께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니 "잘 왔다"고 하시면서 다짜고짜 논문을 하나 주시며 연구해 보라고 하셨다. 이는 갑상선자극 호르몬에 '도노마이신'이라는 항암제를 결합하여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논문이었다.

논문을 받고 나와서 서일택 기사장의 안내를 받아 핵의학과를 둘러보면서 방사성의약품을 어떻게 표지하고 표지가 제대로 되었는지 어떻게 검사하는지를 보니 매우 흥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의사들도 연구를 조금만 하면 다 할 수 있을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 매일 반복되는 일은 임상병리사를 교육시켜 하면 될 텐데 왜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러한 의문은 세월이 흐르면서 풀리게 되었는데, 내가 약대에서 배운 각종 의약품에 대한 화학적 지식, 특히 석사과정 첫 1년동안에 밤낮으로 실험하며 갈고 닦은 지식은 의사들이나 임상병리사들은 쉽게 배우거나 익힐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초보적인 화학구조 디자인과 합성법 같은 것에 대하여 나도 모르게 어느 정도의 수준급이 되어 있었고, 그 능력이 방사성의약품 분야와 접목을 함으로써 새롭게 발휘될 수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느꼈다.

특히 고창순 교수께서 처음 주신 논문의 실험 내용을 설명해 드리면서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과요드산을 이용하여 도노마이신의 아미노당 측쇄에 있는 비시날 하이드록시와 아미노기를 산화시켜 알데히드를 만든 다음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아미노기와 쉽스 염기를 만들어 결합하고 소디움시아노보로하이드라이드로 환원하여 안정화 시킨다"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고 더욱 더 나아가 이러한 화학반응을 스스로 고안해 낼 수 있는 의사는 아주 드물 것이다.

따라서 방사성의약품 분야 중 의사들이 할 수 없는 분야에 나의 지식과 노력을 보탬으로써 더욱 더 발전시키고 국가 경쟁력도 높이게 되는 것이다.

2004년 3월 30일

2. 방사성의약품에 사용되는 방사선

   방사성의약품에 대하여 알려면 방사선의 성질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방사선의 성질은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고 복잡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물질을 통과하는 투과력이 강한 성질이고, 또 한 가지는 어떤 물질에 부딪히면 그 물질을 변질시켜 파괴를 시키는 힘이다.

   투과력이 강한 방사선은 감마선, 엑스선, 양전자선 등인데 이러한 방사선은 공기, , 인체 등 비교적 밀도가 낮은 물질은 잘 통과하고 납과 같이 밀도가 높은 물질은 투과하기 어렵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병원에서 몸 속 깊이 있는 인체 장기를 외부에서 관찰하든지, 공항 검색대에서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금속 물질 같은 것을 탐지해 내는데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마선이나 엑스선도 강하게 쬐면 파괴력이 강해지므로 이러한 성질을 공업적이나 의학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포장이 다 된 음식 속의 박테리아를 죽여 소독을 한다든지, 사람 몸 속에 있는 암 조직을 외부에서 쬐어서 치료하는 등에 사용을 한다. 이러한 경우 외부 포장이나 사람 몸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내부만 소독 또는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 엑스선이나 감마선으로 뇌종양 등 암을 치료할 경우 환자는 아무런 마취가 없어도 방사선을 쬐는 동안 거의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되고, 회복 기간도 빨라 치료 받은 다음날로 회사 출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병이라도 수술로 치료할 경우를 생각해 보라. 우선 입원을 하고 피를 뽑아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며칠동안 그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 수술 날짜를 잡은 다음 수술에 들어가는데 이 때 전신 마취를 한 다음에 피부를 칼로 잘라내는 것은 물론이요, 두개골을 톱으로 잘라서 두뇌 사이로 암을 잘라 내기도 하고, 내장을 잘라 내기도 하는 등 어려운 수술 후에 마취에서 깨어나면 엄청난 통증이 기다리고 있고, 또한 오랜 회복기간을 병원에서 통증과 불안에 시달리며 지내야 한다. 그 아니 끔직하지 아니한가. 따라서 방사선치료에 선택 받은 자는 행운이라 할 수가 있다.

   한편 방사선 중에는 투과력은 약하고 파괴력은 강한 것들이 있는데 알파선과 베타선이다. 알파선은 인체내에서 1 밀리미터도 통과하지 못하고 베타선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겨우 수 밀리미터 정도 밖에 못 나간다. 투과력은 그렇게 약하지만 파괴력은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 엑스선, 양전자선 등에 비하여 훨씬 강하여 암 세포를 쉽게 죽이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암 부위에 잘 투여를 하면 주변의 정상 세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 치료를 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는 알파선을 내는 방사성의약품은 아직 상품화된 것이 없다. 왜냐하면 파괴력이 너무 강하여 독성이 있기도 하지만, 구하기가 어렵고 비싸며 다른 의약품에 붙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큐리 부인이 주로 연구한 방사성동위원소가 알파선을 내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여 그 유명한 천재도 알파선에 의하여 몸이 많이 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베타선을 내는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성의약품으로 많이 사용이 되는데 특히 갑상선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성요드가 유명하다. 현재 서울대병원에는 방사성요드로 갑상선암을 치료하려면 수개월을 대기하여야 한다.

2004년 3월 26일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1. 방사성의약품이란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을 가진 의약품이다. 방사성이란 방사선을 내는 성질을 말하고 방사선이란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엑스선, 양전자선 등을 말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은 베타선, 감마선, 양전자선 중에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를 내는 의약품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이라 하면 대부분 사람이 먹거나 주사를 하여 몸속에 넣어 주면 혈관 속에 들어간 다음 피를 타고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할 부위를 만나면 그 곳에서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반응을 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박테리아를 죽이기도 하고, 혈관을 확장 또는 수축시키거나, 위산이 잘 나오거나 못 나오게 하거나, 대장이 마구 움직이게 하여 대변이 빨리 나오게 하거나, 신장에서 오줌이 많이 만들어지게 하는 등 수 많은 작용이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의약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놓은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왜 방사성동위원소라는 것을 의약품에 붙였을까? 방사성동위원소를 의약품에 붙여 놓으면 무엇이 달라지는 걸까? 그리고 위험하지는 않은 걸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방사성동위원소가 의약품에 붙으면 그것이 우리 몸속에서 어디에 가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속에서 자기가 먹은 의약품이 어디에 가 있는지는 알 필요가 없다. 그저 병이 낫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약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약이 체내에 분포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그 사람의 질병 상태를 진단할 수가 있다. 실제로 방사성의약품이 심장에 분포하는 모습으로 심장병을 진단하기도 하고, 뼈에 분포하는 모습으로 뼈에 암전이가 일어났는지를 볼 수도 있으며, 두뇌의 혈관이 막혔는지를 알 수도 있다.
그 다음으로는 특정 질병부위에 방사성의약품을 투여함으로써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분야는 갑상선 암 치료분야이고, 독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간암, 복강암, 뼈 전이암 등에도 사용을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예에서 방사성의약품은 인체 내에 분포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진단에 사용하기도 하고,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는데, 현재는 진단용에 사용하는 양이 90% 이상이다.

이러한 방사성의약품의 성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의약품에 결합시킴으로써 나타난다고 볼 수가 있다.

2004년 3월 17일